우리는 매일 배우며 살아 ⓒ Jon J. Muth

"삶은 배움의 연속이고,

검술사가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여러 그림책을 놓고 번갈아 작업하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 작업하는 그림책에 따라 마음가짐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요즘에는 『달을 줄 걸 그랬어』로 칼데콧 아너상을 수상한 존 무스의 그림책 일곱 권을 작업하고 있다. 사색적이고 철학적인 메시지로 어른 아이 모두에게 큰 울림을 주는 그의 그림책 덕분에 매일 배우며 성장하고 있는 듯하다.

   

발레를 얼마나 연습해야 훌륭한 발레리나가 될 수 있을지 질문하는 소년에게 판다 스틸워터는 <반조의 칼>이라는 중국 고전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로는 당대 최고의 검술사로 꼽히던 반조를 찾아가 얼마나 연습해야 그와 같이 될 수 있는지 묻는다. 하지만 반조는 검술사가 되는 데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지 쉬이 답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검술을 배우기 위해서는 앞으로 검술이란 말을 하지도, 칼을 만지지도 말라고 지시한다. 그 대신 스승을 위해 밥을 짓고, 설거지를 하고, 잠자리를 살피는 일을 시킨다. 원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선 조급함을 버리고, 오랜 시간 갈고 닦아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다. 

    

그림책을 만드는 일 역시 그러하다. 글이 적어 제작 공정이 단순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소재의 선별, 편집 과정 등 무엇 하나 쉽지 않다. 관심을 쏟을수록, 경험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 그럼에도 어떤 이에게 내가 만든 책이 의미 있는 존재가 된다는 사실이 늘 설레고 감사하다.

   

대표 박소연

새로 나온 책

같거나 다르거나

우리는 서로 다른 하루를 살아가는 것 같지만, 기쁨, 슬픔, 두려움, 우울함을 느끼는 인간이기에 결국 모두 닮았습니다. 도형과 직선, 복고풍 그래픽이 어우러진 그림 속에서 아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웃고, 놀고, 먹고, 행복해합니다. 어느 누근가는 외로울 때 혼자 있기를 또 다른 누구는 여럿과 함께 있기를 좋아할 수도 있지만, 희로애락을 느낀다는 그 자체로 모두가 닮았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마르코스 파리나 글·그림 |209x287mm |36쪽 |ISBN 978-89-5998-415-2 | 13,000원 | 2021.02.15

함께한 시간을 기억해

사랑하는 엄마를 보낸 소년은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 같습니다. 우울함을 나타내는 짙고 푸른 색의 일러스트와 함축적인 텍스트에서 엄마를 향한 소년의 그리움과 슬픔이 잘 드러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엄마와 함께 가꾸던 정원에서 털북숭이 고릴라를 만나고, 비로소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게 됩니다. 고릴라의 덤덤하지만 꽉 들어찬 목소리는 소년의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우리의 마음속 공간에도 따뜻한 위로를 채워줍니다.

재키 아주아 크레이머 글 | 신디 더비 그림 | 300x245mm |46쪽 |ISBN 978-89-5998-406-0| 13,000원 | 2020.11.20

용기 있는 아이 메이플

작은 것에도 겁을 내는 소심한 메이플이 숲속 동물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더 큰 세상을 마주하고, 용기를 키워가는 모습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메이플은 오두막 아래로 내려가 빨리 달리는 법을 배우고, 거센 강물을 헤쳐 나갑니다. 마음속 두려움을 이겨낸 메이플의 이야기를 통해 용기는 거창한 것이 아니며, 우리에게 많은 기회를 선물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수줍고 겁이 많은 아이들에게 메이플의 작은 용기가 응원이 되기를 바랍니다.

클로에 재스민 해리스 글·그림 | 215x270mm | 32쪽 |ISBN 978-89-5998-399-5 | 12,000원 | 2020.06.08

따뜻한 마음과 고운 마음

욕심 많고 사납기로 소문난 티라노사우루스와 고르고사우루스가 서로 돕고, 양보하며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우정에 관한 그림책입니다.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의 열 세번째 이야기로 굵은 판화 느낌의 그림체와 독특한 색감으로 공룡들의 감동적인 우정 이야기를 전합니다. 빨간 열매 나무의 시점에서 본 두 공룡은 서로를 생각하고 함께하는 법을 배우며 훌륭한 공룡으로 성장합니다. 나의 것을 나누고, 양보하는 마음의 힘을 전달하는 그림책입니다.

미야니시 타츠야 글·그림 | 210x256mm |40쪽 |ISBN 978-89-5998-418-3 | 11,000원 | 2020.12.03

젖니 요정

막 기어 다니기 시작한 아리에게 귀여운 젖니 요정이 찾아옵니다. 민치 작가의 앙증맞고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로 젖니가 생기고 자라 아이와 헤어지게 될 때까지의 과정을 그려냈습니다. 젖니의 명치, 양치 습관 등 이를 관리하는 데 아이에게 꼭 필요한 정보까지 자세히 다룬 그림책입니다. 어느날 아이들 곁을 찾아온 젖니 요정. 그 소중하고 두근두근 설레는 첫 시작을 응원합니다.

민치 글·그림 | 182x257mm |26쪽 |ISBN 978-89-5998-395-7 | 12,000원 | 2020.04.20

자라요: 우리 DNA의 비밀

나는 어떻게 자라는지, 왜 부모님을 닮았는지 등 평소 아이들이 궁금할 법한 질문들을 'DNA'라는 유전 물질을 통해 풀어갑니다. 우리는 유일한 암호를 가진 고유한 존재이지만 우리의 유전 암호가 우리 가족과 더 나아가서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비슷하여 서로 닮았습니다. 이야기의 점층적 구조를 통해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DNA라는 하나의 언어로 쓰인 연결된 존재임을 깨닫게 됩니다.

니콜라 데이비스 글 |에밀리 서튼 그림 | 255x295mm |36쪽 |ISBN 978-89-5998-405-3 | 12,000원 | 2020.11.25

기억하고 싶은 책

『영원히 널 사랑할 거란다』

  

낳은 알과 데려온 알을 똑같이 사랑한 엄마 공룡의 이야기

올해로 출간 10주년을 맞은 『영원히 널 사랑할 거란다』는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로, 깊은 모성애를 오롯이 느낄 수 있어 오랫동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 중 하나이다. 

  

어느 화창한 날, 산책을 하던 마미아사우라는 길에 떨어진 알 하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알을 집으로 데려와 자신의 알과 똑같이 정성껏 보살핀다. 하지만 주워 온 알에서 꺠어난 건 무시무시한 티라노사우루스! 깜짝 놀란 마이아사우라는 티라노사우루스를 처음 주웠던 곳에 버리려고 했지만 차마 그러지 못하고 다시 집으로 데려온다. 하트는 어른이 될 때까지 출생의 비밀을 모른 채 여느 마이아사우라처럼 빨간 열매를 먹고, 스스로를 초식 공룡이라 여기며 성장한다.

  

하지만 영원한 비밀은 없다. 우연히 자신이 티라노사우루스라는 걸 깨닫고, 하트는 육식 공룡인 자신이 가족에게 피해가 될까 멀리 떠나 버린다. 그리고 엄마 마이아사우라는 그런 하트를 매일 생각하며 그리워한다. 서로를 누구보다 생각하지만 헤어져야 하는 상황에 눈물이 절로 펑펑 쏟아진다.

  

 마이아사우라의 어원은 '보살피는 어미 도마뱀'으로 마이아사우라의 화석이 발견될 때마다 주변에 공룡알과 둥지로 보이는 화석들도 함께 발견되었다고 한다. 낳지 않은 아이도 마음으로 사랑하는 마이아사우라의 모습을 통해 엄마라는 특별한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림책이다.

  

대표 박소연

<그림책 책> Vol.1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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